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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웃돈 줘도 물건 실어줄 배가 없다".. 수출 포기하는 기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5.06
조회수 458 첨부파일  

"웃돈 줘도 물건 실어줄 배가 없다".. 수출 포기하는 中企

송혜진 기자 입력 2021. 04. 26. 20:51 수정 2021. 04. 27. 10:39

      

美·유럽 경기회복에 물동량 폭발.. 선박 운임 사상 최고치

미국과 남미에 스마트 저울을 수출하는 국내 중소업체 A사는 올해 초 미국 LA에 있는 거래처로부터 ‘4월 말까지 제품을 추가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달 초 계약을 결국 취소했다. 3월부터 중개물류(포워딩) 업체를 통해 화물 컨테이너선 예약을 알아봤지만 “자리가 없다”는 답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다급한 마음에 “운임의 서너 배에 해당하는 웃돈을 낼 테니 제품만 제때 보내달라”고 했지만, 중개물류 업체 측은 “웃돈을 낸다 해도 5월 중순쯤에나 운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화물 선박이 부족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이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미국행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유럽에선 수에즈 운하 사고로 통항이 지연됐던 선박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적체가 이어지는 탓이다. HMM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LA 항만에 들어가는 선박은 평균 10일가량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유럽 항만에서 배가 묶이면서 선박 운임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2979.76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4월 말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올랐다. 물류비는 가파르게 뛰는데 그나마 선박조차 구하기도 어려운 이중고가 덮친 것이다.

해상 물동량 급증 여파로 선박 운임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HMM 알헤시라스'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독일 함부르크항에 입항하는 모습. /연합뉴스

◇수출 포기하는 中企 …웃돈 줘도 선박 못 구한다

부산 중구에 있는 중개물류 업체 B사는 최근 밀려드는 고객사 항의 전화로 업무가 어려울 지경이다. 수출 회사들이 컨테이너선 예약을 맡겨도 제때 선박을 수배하지 못해서다. 미국과 유럽 항만에 물동량이 몰려 포화 상태가 되면서 선박들이 2~3주씩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돼 전 세계 물류 스케줄이 엉켜버렸다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선박을 어떻게든 구해달라고 우는 업체들 전화가 빗발친다. 우리로서도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선박에 물품을 싣지 못하고 대기하는 중소업체가 늘면서 물품 컨테이너 보관료도 두세 배가량 뛰어오르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작년 하루 1만5000원씩 내던 컨테이너 보관료를 31일부터는 하루 3만원씩 내야 한다. 보관 기간만 차일피일 늘어나고 있어 피가 마른다”고 했다.

◇치솟는 운임에 “팔수록 손해”

지난 23일 한국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 동부 해안 항로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687달러, 서부 해안 운임은 4976달러를 기록했다. 두 노선 모두 역대 최고치다. 유럽 운임도 4325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6배 가까이 올랐다.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벌크선 운임지수인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지난 23일 2788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물류비가 치솟자 수출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베트남 등으로 미용기기를 수출하는 C사는 작년에 해외 업체와 올해 말까지 운송할 제품 계약을 모두 마쳤고 선납금도 받았다. 물류비가 뛰어올라도 이제 와서 제품 단가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C사 관계자는 “물류비가 지난달에 작년 대비 두 배로 올랐고 다음 달부터는 더 오른다고 들었다”며 “코로나 이후 마진율 5%를 줄여 계약을 겨우 늘려놨더니, 이젠 팔수록 손해 보게 생겼다”고 했다.

HMM 등은 선박 대란 현상이 길면 올해 말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유럽 항만의 물류 적체가 해소되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 데다, 전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선박 대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HMM이 최근 유럽으로 가는 4600TEU급 컨테이너선 임시 선박을 긴급 투입했고, 해수부 등에서는 수출 중소기업에 선적 공간을 우선 제공하는 등의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진 한계가 많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선박을 편성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연쇄 수출 포기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